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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M은 왜 죽지 않고 시장을 떠도는가 (1)


# CRM의 등장

CRM이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마케팅을 전공한 사람이나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학교에서나 혹은 직장을 다니면서 최소한 한 번은 CRM 시스템을 접해 보았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CRM이라는 용어만큼은 들어 보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1993년, Tom Siebel에 의해서 최초로 상용화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 패키지가 등장한 이후, 지난 25년간 CRM은 마케팅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만큼 CRM의 존재감은 확실하며, 고객 관계 관리라는 과제 역시 분명 중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CRM 시스템은 과연 누구에게 가장 큰 Benefit을 제공했을까요? CRM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들은 그들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관계 관리에 성공했을까요? 그들의 고객들은 CRM을 통해 감동을 받았을까요? 아니면 최소한 기업 내부 직원들만이라도 CRM을 통해 업무 향상을 경험했을까요?

사실, CRM을 통해 가장 이익을 본 사람들은 CRM 컨설팅 업체나 CRM 솔루션 기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과 솔루션 기업들은 서로 궁합이 참 잘 맞았고, CRM 시장을 크게 키워 왔습니다. 이러한 컨설팅 솔루션 제공 기업들이 시스템 영업을 하면서 많이 썼던 말이 Best Practice인데, 이런 단어는 고객사에게 매우 설득력 있고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뭔가 잘 따라 하기만 하면 될 것 같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Best Practice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성과에 대한 측정 기준은 고정되어 있기보다는 항상 변하기 때문입니다.

# CRM의 이면. 그러나 마땅한 대안이 없다.

한편, CRM은 욕도 참 많이 먹었습니다. 무엇보다 도입하는 데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들었고, 성과를 내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은 무겁고, 느리고, 복잡했으며, 특히나 세일즈 담당 부서 임직원들은 모두 기겁을 했습니다. 영업활동 정보를 모두 입력하고 실시간으로 관리하라고?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결국 거짓말을 하라는 건가? 실제로 이러한 우려 역시 오늘날 현실이 되었죠. 가짜 데이터베이스 또는 쓰레기 데이터들의 기원이 CRM 때문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CRM을 도입한 회사의 70%는 비용 대비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고, 도입해서 얻은 것보다는 사실상 돈과 노력만 엄청나게 투입했다는 의견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럼에도 2020년으로 가고 있는 현재까지도 CRM은 여전히 건재하며,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솔루션 기업들은 여전히 늘고 있고, 더욱 다양해졌으며, CRM의 원조인 Siebel이나 SAP, Oracle은 물론 1999년 클라우드로 업계에 등장한 Salesforce.com 같은 회사는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걸까요?

‘돈만 먹는 하마’라는 별명을 얻은 CRM이 여러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이러한 상황은 기업이라는 사업 생명체의 본질적 한계 때문 인지도 모릅니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수명은 영속적일 수 없고, 흥망성쇠의 시한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망한 기업도 엄청나게 많지만, 사실은 새로 생긴 기업이 훨씬 더 많습니다. 기업이 탄생하면 영업과 마케팅을 해야 하고, 좀 더 미래 지향적인 사업을 하는 것처럼 하려면, 자신도 모르게 CRM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고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게 됩니다.

CRM은 별 소용이 없으니 하지 말자는 의견이 있다 해도, 실상은 다른 대안이 별로 없습니다. 최소한 고객 관리는 해야 하고, 단순한 데이터 관리를 넘어서 뭔가 의미 있는 사업을 주장하려면 결국은 고객 관리에 기반한 세일즈와 마케팅을 통합한 CRM이 화두로 떠오릅니다.

또한 과거에 컨설턴트나 솔루션 기업에게 IT 교육을 받던 기업의 실무 임직원들도 많이 똑똑해졌습니다. 직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이 사실이고, 어디까지 진실인지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죠. 미우나 고우나, CRM은 그렇게 존재해 왔습니다.

# CRM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

하지만 아직 의문은 남아 있습니다. 그동안은 그럴 수 있었다고 해도 현재 시장 상황에서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는 품질과 경쟁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수명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고, 성과 없는 솔루션은 얼마 못가 도태되어 사라지는데 CRM은 엄청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왜 사라지지 않고 아직도 시장의 중심 축에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그것입니다. 그 의문에 대한 실마리는 21세기 이후 발생한 큰 변화들을 되짚어 보면서 다음 이야기를 통해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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